카테고리 없음

브로콜리 들기름볶음

반찬오빠 2024. 4. 15. 19:51

음식 뿐 아니라 모든걸 하다보면
무엇을 어떻게 왜? 라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그걸 하나하나 짚어가다보니
시간이 걸리는만큼 알게 되는것은 있었다.

이 글은 단순하게는 반찬레시피 공유용이지만
기타 관련된 정보와 내 주관적인 해석도 첨가.
필시 장문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마지막에 3줄 요약을 넣을 예정이니
알아서 스킾하도록.

그리고 우연히 알게된 지인 한사람의 요청으로
작성하는 글이니만큼 다른분이 보게 되신다면
반말체로 작성된 점 정중히 사과드리며
그점 양해해 주시기바랍니다.

잠시 커피 한잔하고..
일단 음식의 방침은 최대한 적은 종류의 재료가
들어가고 최대한 단순한 방식을 추구한다.
월계수, 팔각, 페퍼민트, 로즈마리, 통후추 등등
가격이 싸지도 않고 자주 쓰이지도 않는 식재료를
냉장고에 재워두고 살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가급적 사용한 모든 식재료는 먹는다.
예를 들어 국물 내고 건져낸 다시마, 멸치,
수육 냄새 잡으라고 넣는 된장,마늘,대파 등
수육 국물과 건더기는 조미료 육수로 써먹고
다시마는 채썰어 멸치와 간장 설탕 넣고 볶아먹는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왜 브로콜리인가
식생활에 식이섬유 즉 채소를 섭치해야 한다고
느끼고 그저 남들이 좋다는 야채를 선정한 결과
브로콜리, 깻잎, 시금치, 당근이 정해졌다.

브로콜리를 어떻게 반찬으로 먹을것인가
여러 레시피를 이리저리 살피면서 보니
요리법보다 항암성분에 대해 더 집중하게 되었다.
-아래로 TMI 주의-
"설포라판"
브로콜리로 섭치할 수 있는 영양소로 항암효과를
가진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2010년대 쥐 실험으로
전립선 암에 효과가 있는것이 밝혀졌는데,
적용효과는, 우리몸에 PTEN 이라는 암억제 유전자가 있는데, 이 유전자가 부족한 세포에 적용해 암을 억제한다. PTEN 이 약화되거나 비활성화된 세포는 질병의 전이가 빨라진다.
이런 약한 세포에는 설포라판이 적용하여 암을 억제하는것이다.
다만 PTEN이 정상적인 세포에서는 설포라판이
암발생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이 암에 걸리지 않는 당연한 이치다.
현재는 연구가 진행되어 전립선 암 외에도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위암 등등 전반적인 암에
효과가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약해진 세포에서 암세포 자체를 억제하고 전이를 막는 효과가 있으니 거의 모든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항암효과 외에 설포라판의 효능은 항염과 항산화효과가 있다.

1. 살포라판은 나쁜 콜레스트롤을 줄이며 혈관 세포의 염증을 줄여 동맥 경화 예방 효과가 있어 심장을 보호한다.

2.혈당 조절, 당뇨병 환자의 경우 설포라판이 혈당수치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알려진다.

3.여드름 등 염증으로 인한 피부 문제에 도움이 되며 염증에 따른 통증감소 효과가 있다.

4.뇌건강에 도움이 된다.
설포라판은 인지력 감소, 기억상실등 뇌 손상을 예방하며 우울증과 치매,
자폐증 증상을 감소시킨다.

5.설포라판은 혈압수치를 낮춰준다는 연구가 다수 알려졌다.

6.항산화작용으로 노화를 방지한다.
베타카로틴 등 다른 알려진 항산화물질과 같이 설포라판도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물론 브로콜리는 베타카로틴도 포함되있다.)

7.간을 건강하게 한다
설포라판의 항산화효과가 간에 적용되어 간에 오는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어 간을 치유시키며 기능을 개선해준다.

8.탈모 방지 효과가 있다.
쥐 실험 결과 탈모된 쥐에게 설포라판을 보충했을때 재생율이 50%증가했다고 한다. 좀 더 보충하자면 남성의 유전적 탈모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호르몬 생성에 의한것인데, 설로라판은 이 호르몬을 현저히 낮춰준다.

9.위에 좋다.
설포라판은 만성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한다.

설포라판에 대해 TMI 를 적었는데,
열거한 것들이 다가 아니고 거기다 연구가 더 진행되면 또다른 효능이 얼마나 밝혀질지 모르는
현재진행형 상태이다.

브로콜리는 설포라판 외에도 베타카로틴,각종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해 몸에 좋은 야채이지만
위의 내용을 보고 나면 왜 브로콜리의 설포라판에
관심이 집중되는지 납득하리라 생각한다.
여기까지 TMI 를 끝내고 이제 어떻게 해 먹어야
이 설포라판을 더 많이 뽑아먹을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판이 없다??
물론 있다.
그런데 설포라판 자체로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글루코라파닌(글루군) 이라는 전구물질, 그리고 미로시나아제(미로양) 이라는 효소가 존재하는데 이 둘이 세포벽이 파괴되면서 섞이면 설포라판이 만들어진다.
전구물질과 효소는 그냥 물에 알콜을 타면
술이 되는 관계 같은거라고 넘어가자.
이 설포라판은 사실 식물이 동물에게 씹혔을때
방어기제로 만들어 내는 성분인데 인간에게 너무나 유용한 성분인 것이다.

-설포라판을 어떻게 먹을것인가
1.잘 씻어서 생으로 씹어 먹는다.
글루군과 미로양은 이빨에 씹히면서 만나서 설포라판이 된다. 열에 약한 다른 모든 영양소는
그대로 보존이 된다. 이빨 튼튼하고 위 튼튼하면 생으로 먹어도 된다.

2.가볍게 데쳐서 먹는다.
끓는물에 오래 데치는것은, 설포라판에 한해서
가장 좋지않다. 글루군은 물에 잘 녹는다.(수용성)
미로양과 설포라판은 열에 약하다. 70도가 넘으면 손상되기 시작한다. 빵을 만들려는데 밀가루도 물도 버리는 셈이다.

데치는것은 길어도 2분 이하가 좋으며 그래도 생으로 먹는것보다 설포라판이 적어진다.

3. 3분 이하로 쪄서 먹는다.
찜으로 인해 수용성인 글루군이 빠져나가지 않고
세포조직이 파괴되면서 미로양과 만나 설포라인을 형성한다. 특정연구에 따르면 생것인 상태보다 6배 증가한다고 하며 대체로 신뢰성이 높다.

4. 6분 이하로 볶아먹는다.
마지막에 나올 3줄 레시피. 사실 1분 찌고 3분 볶았다.위에서 더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6분 이하로 볶았을때 설포라인이 생것인 상태에 비해 11배 증가한다고 한다. 나의 경험은 3분간 들기름으로 29cm팬에 두송이를 볶았는데 양이 있어 그런지
처음에 팬 온도를 너무 올리지만 않으면 특별한 불조절 없이도 조리 온도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

5. 미리 썰어두고 방치한다.
40분 혹은 90분 이라고 하는데 결국은 칼질을 통해
세포조직을 파괴시켜서  글루군과 미로양이 만나게 해서 합방할 시간을 주는 방식이다.  

6. 전자레인지로 돌린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30초 돌릴때 설포라판이 가장 많이 증가하고 그후로 1분까지 최고 수준의 절반 정도로 감소한다.

☆설포라판을 추가 업그레이드 해보자
브로콜리에 미로양은 글루군과 모두 짝 지워주기엔
부족하다. 글루군은 미로양을 만나 설포라판이 되지만 솔로로 남은 글루군들은 설포라판이 되지못한다. 그러니 외부에서 미로양을 받아들이면
추가로 남은 글루군도 설포라판이 된다.
미로시나아제
즉 미로양은 십자화과 채소에 많은데
브로콜리,배추,무,미나리,콜리플라워,루꼴라,겨자,청경채 등이 있다. TMI : 꽃이 십자모양으로 자란다고 십자화과 채소이다. 모두 설포라판을 함유하고 있다. 고온에서 조리한 브로콜리도 이와같은 식재료들과 곁들여 먹는다면 설포라판을 섭치할 수 있다. 물론 곁들여 먹는 재료가 고온에서 조리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효과가 있을것이다.
또 시니그린 성분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시니그린은 겨자와 고추냉이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다. 이 성분이 미로양을 강화시켜서 항암효과를 더 높인다고 한다.
무의 매운 맛도 시니그린 성분으로 겨자,무,와사비,
머스타드 소스등을 곁들여 먹으면 고점을 찍을것이다.

-요리를 시작하기 앞서
브로콜리 요리를 해본적도 없고 레시피를 뒤져봐도
얻어낸 정보로는 그닥 좋아보이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미 손질을 끝낸 1분 쪄낸 브로콜리 두송이를 들기름으로 무와 같이 볶을 생각이었지만
무는 물이 나올것이고 그만큼 볶는 시간이 걸릴테니
포기, (나중에 생각해봐도 무나물은 고온에서 볶아
매운 맛도 없을것이고 미로양을 추가하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게 맞았다.)
결론은 그냥 아무것도 넣지말고 들기름만 넣고
볶는걸로 결정,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를 구입해온 마당에 굳이 복잡한 조리를 할 필요가 있나 로 결론

이러한 서사를 거쳐 요리 시작.

※재료
브로콜리 2송이
들기름 4스푼
볶은참깨 조금

1. 브로콜리를 씻는다.
식초물에 담궜다가 빼고 거꾸로 물어 잠기게 놔뒀는데, 다른 반찬 준비하면서 24시간은 잠수해있었다. 농약 걱정X

2. 손질 시작
송이를 먼저 잘라내서 크기에 맞게 정리,
줄기는 단단하여 좀더 작게 잘랐다.
줄기에 영양소가 3배

3.찜
찜기에 1분간 쪘다. 무와 같이 볶으려고
숨을 조금 죽여두려고 한건데 무의미해짐

4.팬에 들기름을 4스푼을 두르고 볶는다.
※tmi주의 : 식용유는 할말이 많지만 들기름만
딱 잘라서 얘기하자면, 들기름의 발연점은 202도이다. 참기름이 160도인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높다. 가스불의 경우 최고 온도는 1500도이다. 그렇다면 팬의 온도는 얼마까지 올라갈까. 우리가 보통 쓰는 코팅팬의 경우
팬 자체에서 연기가 나는 온도는 360도이다.
계속 강불로 놔둘 경우 손잡이는 플라스틱이면 녹아내릴것이고 팬은 코팅은 다 타고 쇠라면 벌겋게
달아오를테지만 녹지는 않는다. 1500도로 달궈도 공기로 열을 방출하니까
아무튼 프라이팬 온도는 들기름의 발연점을 가뿐히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은 발연점 160도에서 210도 까지 들쭉날쭉 하며 210도 짜리는 비싼것 중에서도 더욱 비싸다.
들기름이 올리브 오일보다는 발연점이 높다는 것이고 올리브 오일을 쓴다면 들기름을 못쓸 이유는 없다.

들기름,올리브유 비교

오메가3 와 오메가6는 우리몸에 부족할 일이 없다.
하지만 둘은 서로 상쇄효과가 있기때문에 어느 한쪽이 과다하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오메가3 비중이 높은 올리브유가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높은 비중이란것이 들기름에 비하면 초등학교 공부 1등 한다고 어디 연구소 박사랑 비교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들기름은 주의를 요한다. 사용과 보관 모두 까다롭다.일단 냉장보관 해야한다. 유통기한이 짧다. 산화안정성이 떨어진다.즉 상하기 쉽다.
능력이 출중하나 멘탈이 약해서 함부러 다루면 멘탈 깨지고 잠수타는 사람처럼 잘못 쓰면 독이 된다.
발연점이 202도란 것은 그 온도에서 연기나기 시작한다는거지 변하지 않는다는것이 아니다.
들기름은 타지는 않더라도 고온에서 변성이 일어나기 쉽고, 산페되기도 쉽다.
그렇지만 안쓰기에는 오메가 3의 함량을 보면
잘 다뤄서 써먹고 싶지 않은가.

두번 사용하면서 한번 태워먹고 한번은 제대로 되었는데 요령을 소개하자면,
우선 팬을 예열할 생각을 하지말고 뜨겁지 않을때
들기름을 두른다. 가급적 강불을 사용하지 말고
기름을 두르고 재료를 같이 넣어주면 재료가 식은 상태에 수분이 있기때문에 팬과 기름온도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 팬에 볶을 재료의 양에 따라
불조절을 한다. 양이 많다면 불이 좀 더 세도
온도를 맞춯 수 있고 양이 적다면 약불에서 익히면 된다.
들기름을 이용해 마늘 기름을 내보는것도 좋다.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마늘 한숟가락을 넣고
볶으면서 마늘을 익힌다. 이때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지 않게 하얀 상태로 익을 정도로만 볶으면
향도 좋고 들기름의 장점을 살려 불조절 하는 요령이 생긴다.

이제 3분간 적당히 뒤적여주면서 불을 끄고 완성
들기름도 열에 의해 타지 않고 브로콜리도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 기름으로 볶아 글루군의 손실도 없고 낮은 온도로 조리해 미로양과 설포라판의 손실도 없다. 덤으로 베타카로틴 흡수율도 좋아졌다
정말 들기름에 볶기만 한 간단한 요리.
왜 뿌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데코로 통깨 마무리
살짝 긴장을 하며 오뚜기 홀그레인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 먹어보았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들기름향과 적당히 익어 식감이 살아있고
야채의 신선함과 단맛 고소함이 감동
볶은 브로콜리와 머스타드 소스와의 궁합은
데친것과 초고추장의 것과 비교해 세배의 만족감
천연항암제인 몸에 좋은 약이 전혀 입에 쓰지않다.

들깨향이 고소하면서 아삭하다


3줄 요약
1.브로콜리를 씻고 잘라 손질한다.
2.들기름을 두르고 6분 이내로 볶는다.
3.(통깨는 알아서) 소스와 함께 먹는다


다음 포스팅 예고